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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지리산
  • 입상자명 : 고 혜 정
  • 입상회차 : 8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저기 저쪽에 세월만큼이나
굽어진 나무들이
빽빽이 산 가득 채우고서는
푸른 이끼가 내 발목을 감싸고
한 나무 위에 다른 나무가,
그 나무 위에 수천 년이 얽혀
나무 밑동에서 푸른 수액이
스멀스멀 타고 오른다.

어느 이름 모를
나무 가까이 다가가서는
나무껍질에 귀 기울이고
가만히 숨소리
가슴에 품고 있으면
알 것 같다.
느낄 수 있다.
이 산, 이 땅이
내 조국임을

나뭇가지가 휘도록
기진맥진한 채
독도의 소나무가
봉수대 봉불을 피울 때마다
한민족의 애환처럼
가르마마다 낀 허연
비듬을 자꾸만 떨어내고 있다.
천왕봉 정상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허리 펴고 하늘을 바라보니
그렇게나 높아보이던 하늘이
꼭 내 손에 잡힐 것 같다.
느낄 수 있다.
이 산 정상에서 바라본
꼬옥 잡히고
꼬옥 들어오는
지리산이
내 손목을
내 발목을
땅거미보다 먼저 달려와
내 심장에 퍼지는
그 떨리는 손을
그 힘없는 발을
소리 없이 잡고 있다.
그러면 그때 난 다시
하늘 높이 솟구치는
한 핏줄로 이어진
백두대간의 용마루를
닮아가고 있었다.

내일 또
지리산에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던
조국의 짙푸른 기운이
또,
지리산 허리를 돌아서

조국의 기둥을 받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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