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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나의 친구 숲
  • 입상자명 : 박 상 희
  • 입상회차 : 8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상희야, 일어나! 산에 가야지!”
일요일이 되면 우리 집 곳곳에 울려 퍼지는 목소리다. 부모님께서 우리 4남매를 모두 깨우신다. 햇빛에 눈이 부신다는 이유로 조금 더 자보려고 이불 속에 들어가 보곤 하지만 모두 헛수고다. 부모님이 이불을 들춰내시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은 일요일이 되면 집 뒤에 있는 산으로 산책을 가곤 한다. 뒷산은 우리 가족에게 조금은 특별한 산이다. 우리 가족이 제일 좋아하는 산이기 때문이다. 우리 집 뒷산은 그리 높지도 많이 낮지도 않아서 산책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어린 동생들과 같이 올라도 힘이 들지는 않지만 운동이 되는 신비한 산이기 때문이다. 보통 산들은 가을에 옷을 갈아입지만 뒷산은 계절이 바뀔 때면 매번 옷을 갈아입는다. 상쾌한 공기도 많이 만들어 주는 정말 좋은 산이다. 우리 가족은 이런 뒷산을 정말 좋아한다. 하루는 막내 건하가 잠을 더 자고 싶은데 산에 와서 심술이 났는지 물었다.
“엄마 우린 왜 맨날 산에 와?”
“건하는 산에 오는 게 싫어? 그럼 우리 산이랑 친구하자. 친구는 맨날 만나는 거잖아.”
“음, 그럼 우리 이름도 정해 주자.”
“나! 난 일요일로 하고 싶어! 맨날 일요일만 되면 여기 오잖아.”
“난, 숲! 풀이 너무 많아!”
“아빠는 사남매 산이라고 하고 싶은데, 너희 사남매랑 같이 산도 자라잖아.”
“그래! ‘사남매 산’ 좋다.”
건하의 심술로 시작한 미웠던 산이 엄마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남매 산으로 변해 버렸다. 건하의 원래 의도와 다르게 이야기가 흘러갔지만 우리 가족은 뒷산을 사남매 산이라고 부르기로 하고, 그 후로 건하는 산이랑 친구가 되어서 요즘에는 산에 놀러 가자고 매일 조른다. 산이 우리 가족의 정신적인 친구가 되는 날이었다.
우리 가족이 산을 좋아하는 이유는 신비하고, 친구인 것 말고도 한 가지가 더 있는데 그것은 우리 엄마의 할머니, 할아버지와 아빠, 엄마의 산소가 뒷산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뒷산은 우리 가족에게 특별한 산이다.
지난 추석에는 아무리 뒷산에 많이 올라도 가보지 않던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산소에 가기로 했다. 추석 제사가 끝나고 아빠가 힘이 드셔서 할아버지 산소에 성묘를 가지 못하셔서 낸 아이디어였다. 엄마도 묘를 이장할 때 빼놓고는 한 번도 오지 못하셨다고 한다. 우리는 경건한 마음으로 성묘도 드렸다. 벌초를 한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묘도 깨끗했다.
산을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일 것이다. 산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니까 지켜야 한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자연 재해 같은 것들을 막아주니까 보호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산을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다르다. 산은 내 친구이자 우리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생활하시는 곳이기 때문이다. 산을 지키는 것은 의무와도 같은 일이다. 내 친구가 아픈 것을 보고도 그냥 지나칠 수도 없고,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생활하시는 곳을 마음대로 어질러 놓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많다. 아마 산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산이 우리에게 주는 것을 보답해 주는 것이 산을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할 것이다.
산을 아끼고 사랑하여 산이 더 많이 더더욱 울창할 수 있게 하고, 더 많이 퍼지게 하고, 더 크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산에 오를 때마다 옆에 버린 담배꽁초나 쓰레기 등을 주워야겠다. 산에 오를 때마다 봉지 하나 들고 가뿐이 오르고 조금은 무겁게 내려가는 것이 좋을 듯싶다. 내 손에 많은 것이, 더욱 더 무거운 것이 있을수록 산을 더 지키는 일이고 산을 더 아끼는 일인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서운산이 더 좋아지고, 서운산이 더 많이 깔끔하고 깨끗해질 때가 된다면 우리 가족이 노력한 덕분이라고 생각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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