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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고마운 내 친구 마운틴
  • 입상자명 : 이 정 은
  • 입상회차 : 8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우리 식구들은 주말이 되면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영암에 있는 월출산을 자주 간다. 모두들 걸어다니는 걸 싫어하는데 산에 가는 것은 좋아한다. 늙으신 할머니, 할아버지도 걷는데 특히 우리 엄마는 걷는 것을 진짜 싫어하신다.
“그렇게 걷는 것을 싫어해서 쓰겠어? 게을러서 큰일이구만.” 하시면서 아빠는 엄마한테 잔소리를 하신다. 그러면 엄마는 ‘끙끙’ 대면서 올라가신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내 엉덩이를 잡고 오신다. 맑은 공기를 마셔야 머리도 맑아지고 건강하게 오래 산다고 아빠가 말씀하셨다. 나는 아직 어려서 산에 가면 공기가 좋은지 나쁜지 모르겠다.
신기한 꽃도 있고 가끔씩 이상한 동물을 본 적도 있다. 우리 집에 손님이 오면 좋듯이 산에 오면 새나 벌레나 나무도 자기 집에 우리가 놀러와서 반갑다고 좋아하나보다. 산에 있는 나무들은 바보 같다. 왜 추운 겨울이 되면 옷을 다 벗고 여름에는 옷을 입는지 정말 바보인 것 같다. 가을이 되면 사람들 많이 놀러오라고 빨강, 노랑, 예쁜 옷을 입고 우리를 반겨준다. 나는 소나무밖에 모르겠다. 그래서 소나무가 산속의 주인인 것 같다.
우리는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올라갈 땐 힘들었는데 올라가서 밑에를 보니까 기분이 좋았다. 사람들이 “야호!” 하고 소리를 질렀다. 나도 따라 해봤다. 그런데 창피해서 웃음이 나왔다. 위에서 보니까 집도 작고 자동차도 작고 사람들도 난장이 같았다.
“아들아! 올라오니까 기분 좋지?” 그래서 나는 그냥 “예.” 하고만 대답했다. 2학년이 되면 알 것 같았다. 지금은 그냥 좋다. “산이 높으면 높을수록 좋은 공기를 많이 마시게 해주려고 높은 거야.” 아빠가 말씀하셨다. “그럼 그냥 엘리베이터를 만들어서 안 힘들고 더 높이 올라가면 되잖아요.” 아빠는 웃으시면서 내 볼을 꼬집으셨다. 내가 쓰는 책상도 공책하고 연필 같은 것도 산에서 자라는 나무로 만든 거라고 하셨다. 그렇게 큰 나무로 어떻게 그런 걸 만드는지 신기했다. 산은 우리한테 이렇게 선물을 주는데 난 선물도 못 주면서 산에 올라가다가 오줌이 마려워서 싼 적이 있다. 싸기 싫었는데 엄마가 “정은아, 오줌 싸는 것은 나무 키 크는 약 주는 거니까 괜찮아.” 하고 웃으셨다. 그런데 그건 거짓말인 것 같다. 어떻게 내 오줌이 키 크는 약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만약에 산이 없다면 좋은 공기도 마시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 집도 15층인데 맨날 시끄럽고 먼지만 들어온다고 엄마는 문도 안 열어 놓으신다. 그래서 답답하다. 내가 올 때마다 키 크는 약을 주면 산은 나에게 맑은 공기를 마시게 해주고 그러면 나도 건강해지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도 좋아하실거다. 내려오는데 돌을 높이 쌓아서 소원을 비는 데가 있었다. 그래서 나도 소원을 빌려고 조심히 돌을 올리고 소원을 빌었다. ‘공부도 잘하게 해주고 키도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만 더 크게 해주세요’라고 속으로 빌었다. 산은 참 착한 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말 못하는 산도 착한 일을 하는데 나도 착한 일을 많이 해야 되겠다. 등산을 하러 오는 사람들도, 가족들과 놀러 산에 오는 사람들도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아직까지 오줌은 쌌어도 쓰레기는 한 번도 버리지 않았다. 쓰레기를 많이 버려서 산이 아프면 우리는 이제 아름다운 산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산아! 좋은 공기를 마시게 해줘서 고마워. 다음에도 꼭 놀러올게.’
앞으로는 학용품도 아껴 쓰고 산에 올 때마다 고마운 마음으로 와야겠다. 그래야 오래오래 좋은 것도 구경하고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을테니까. 산은 고마운 내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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