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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 입상자명 : 김 다 은 경기 평택 송탄제일고 2학년
  • 입상회차 : 10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산. 참 고마운 존재. 사람들의 정신을 맑게 해주는 존재, 우리를 건강하게 해주는 존재. 또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존재, 지친 우리의 육신을 달래주는 존재. 세상 사람들에게 산의 존재란 이러한 것들일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산이란 조금 더 다르다. 보통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산은 나에게 고마운 존재다. 없어서도 안 될 소중한, 나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준 세상의 선생님이기도 하다. 내가 알고 있는 산은 내가 사랑받고 있는 사람이란 것을 알게 해준 존재(재작년, 산에서 넘어져 다쳤을 때 모두가 걱정해주고 날 위해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깨달았다), 먼 옛날 어린 내동생의 배움터, 이웃들과의 친목을 다질 수 있는 좋은 터전, 마지막으로 나를 살려준 존재…. 산에 대한 생각들과 얽힌 이야기는 많지만,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나를 살려준’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여태껏 나는 ‘산’이라고 하면 그냥 나무가 많은 곳이라고 생각했었다. 산에 가서 피로가 풀린다거나, 건강이 좋아진다는 말 믿지 않았을 뿐 아니라 믿지 못했다. 하지만 요새 들어 산에 대해 고마움을 느낀다. 단순히 공기만을 제공해 주는 산이 아닌, 자연재해를 막아주는 것밖에 없는 산이 아닌, 나를 살려준 고마운 산. 때는 2010년 1월 추운 겨울, 엄마께서 계속 어깨가 아프다고 하셨다. 작년부터 계속 아프다고 말씀하셨지만, 단순히 ‘오십견’이라고 생각했던 엄마는 병원에 다니시며 물리치료를 받고 약을 드시며 별거 아니겠지라는 마음으로 빨리 낫길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낫질 않자, 엄마는 병원에 가서 검사 받기를 결심하셨다. 검사 결과, 그 병보다 합병증이 더 무섭다는 ‘당뇨병’이라는 병명이 나왔고, 의사선생님은 얼마나 몸 관리를 안 하면 이렇게 당수치가 높게 나오냐며 위험하다고 곧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이렇게 될 때까지 뭐했냐며 엄마에게 한 소리 하셨다고 한다. 전부터 종합검사를 하면 “당이 조금 높습니다.”, “당이 꽤 높으시네요. 조심하셔야겠어요” 또는 “가족 중에 당뇨병 환자가 있으세요? 유전적으로 물려받을 수도 있어요. 안전하진 않으세요.” 등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지만, 엄마도, 나도 별거 아니란 생각에 그냥 넘겼었다. 하지만 집에 힘없이 들어와 “엄마가 위험하대. 당뇨병이래. 당수치가 높댔어.”라며 나에게 얘기해 주시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하나밖에 없는 딸로서 얼마나 엄마에게 무신경했으면….’이라는 생각과 함께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그리고 며칠 후, 엄마는 식단조절과 함께 운동을 결심하셨다. 그 많고 많은 운동 중 에서도 유산소 운동인 걷기, 등산을 택하셨다. 그 뒤 엄마는 매일 같이 2시간씩 산에 오르셨다. 저녁에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엄마의 잡곡밥 먹기 싫다는 투정도 듣지만 오늘 엄마가 산에 가서 다람쥐를 봤는데 다람쥐가 너무 귀엽더라는 둥 오늘 산에 가서 커피를 마셨는데 커피집 아줌마랑 친해졌다는 얘기 또는 오늘 산에 가다가 너희 학교 옆에를 지나가면서 네 이름을 불렀는데 못 들었냐는 등. 그런 얘기를 해주곤 하셨다. 그 얘기를 들은 나는 ‘먹기 싫어도 건강을 위해 식단조절을 잘하고 있구나, 먹고 싶은 것도 잘 참고 있구나.’라는 생각과 ‘우리 엄마가 열심히 운동을 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 엄마가 곧 나을 거라는 생각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일주일동안 매일 산에 오르고 식단조절을 했다고 해서 엄마의 건강이 좋아진 건 아니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좋아지지 않아서 실망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꾸준함이 한 달, 두 달…. 이렇게 쌓이다 보니 어느새 공복에도 이젠 정상인 수치가 나온다고 한다. 그러면서 의사선생님께서는 관리를 너무 잘하셨다고 얼마나 신경 써서 했으면 그렇게 높던 수치가 이렇게 까지 내려갔냐며 칭찬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요 근래, 태풍과 잦은 비 때문에 산에 못 가고 계신다. 그래서 살짝 당 수치가 더 오르긴 하셨지만. 난 다시 엄마의 건강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에겐 고마운 산이란 존재가 있으니 말이다. 엄마의 건강을 다시 살려준, 엄마밖에 모르는 나를 걱정 속에서 구해준 고마운 산. 나에게 많은 깨달음을 준 산. 평생 잊지 못할 은인이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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