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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아버지의 가장 깊은 선물 산
  • 입상자명 : 김 대 한 경기 평택 송탄제일고 1학년
  • 입상회차 : 10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따뜻한 봄기운이 오기 시작한 3월의 어느 날. 난 정말 소심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였다. 아빠가 사주신 장난감을 가지고 혼자 놀던 때, 아빠는 나를 불렀다. 아마 친척들이랑 어울리지 못하는 나를 보곤 안쓰러워 부르신 것 같다.
“우리 예쁜 아들~.”
“네~?”
“아빠랑 산에 놀러갈까?”
내가 아직 6살일 때 이때가 아빠와 나의 첫 산행이었다.
나는 어릴 적부터 뚱뚱한 아이여서 ‘산’이라는 단어조차 싫어했다. 물론 나의 대답은 “나 산에 가기 싫어요.”였다. 그러나 아빠의 계속된 고집으로 인해 내 생에 처음 산행을 시작했다. 난 어쩔 수 없이 온몸을 옷으로 무장하기 시작했다. 마스크와 목도리, 귀마개까지.
첫 산행이라 두근거리기도 했지만 어린 맘에 짜증까지 낫다. 따뜻한 봄기운이 오기 시작한 늦겨울이었다.
그날은 3월이었지만 몹시 추운 날씨였다. 내가 올라간 산은 집 근처 동내 뒷산이었다. 그 산은 생각보다 꽤 높지만 거의 평탄한 길이 많아 올라가는데 힘이 들진 않았다. 어릴 적 시골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날 산은 아직 눈이 조금 남아 있었다.
그날 나는 산을 올라가는 내내 아빠에게 어리광을 부렸다.
“아빠 나 추워, 나 산 싫어 집에 가고 싶어.”
“아들~ 그러지 말고 산 정상에 한 번 가보자 정상에 가면 멋있는 풍경이 많아.”
“그래도 싫어.”
“그럼 아빠가 업어줄까?”
“응”
결국 난 아빠 등에 업혀 산 정상을 향해 나아갔다.
그때 난 정말 멋있는 풍경을 봤다. 어두운 길 사이로 보이는 따뜻한 햇살, 높고 굵은 소나무들의 모습, 가는 길마다 펼쳐져 있는 솔방울들과 예쁜 들꽃들, 사람들의 발자취, 산속 깊은 곳에 있는 절, 오가는 길에 만난 여러 사람들, 산에 있는 공원에서 배드민턴을 치는 사람들의 모습들. 그리고 정상에 도착했을 때 본 따뜻한 우리 마을, 아름다운 꽃들이 들판에 펼쳐져 있는 모습들, 시원한 바람을.
그리고 난 아빠와 아직 남아 있던 눈으로 눈싸움, 눈사람 만들기 등 재미있는 놀이들을 하였다. 아빠와 노는 기분은 정말 좋았다. 아빠는 나에게 처음으로 친구처럼 놀아줬다.
난 그날 ‘등산’이라는 것에 대한 통쾌함과 뿌듯함을 느꼈다.
춥지만 따뜻했던 그 느낌. 난 아직도 어릴 적 아빠와의 첫 산행은 잊혀지지 않는다.
“아들~ 산 정상에 오르니까 좋지~?”
“아니, 싫어.”
“아들~ 다음에도 아빠랑 산에 갈까?”
“싫어!”
난 그날 끝까지 어리광을 부렸다. 어린 맘에 좋은 걸 좋다고 표현하지를 못했다. 그래도 아빠는 나의 진심을 알았는지 집으로 내려갈 때 싱글벙글이었다.
그날 난 아빠가 사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보다 아빠와 함께 산으로, 자연으로 놀러가는 것이 더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날부턴 낯을 가리지 않고, 활발한 성격을 갖기 시작했다.
난 그날 아빠에게 받은 선물은 아마도 ‘친구’라는 개념인 것 같다.
나에게 산은 나의 운명을 바꾼 존재가 아닐까?
만약 내가 그날 산에 가지 않았더라면, 난 지금의 나처럼 원활한 대인관계를 맺고 살 수 있었을까?
내가 예전처럼 소극적인 삶을 살았다면 주위에 있는 소중한 인연들을 알아채지 못했겠지?
‘산’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나에게 깊은 교훈을 준 아빠에게,
산에게 너무 감사한다. 나의 첫 산행으로 인해 나의 성격은
180° 달라졌다. 나도 그날의 아빠처럼 내 아들에게 이 세상
최고의 아빠가 되어주고 싶다. 그리고 얼른 성인이 되어
아빠와 함께 이젠 내가 아빠를 업고,
산을 한 번 동행하고 싶다.
그날의 따스한 아빠의 등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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