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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청옥산(靑玉山)에서
  • 입상자명 : 임종훈 대구시 달서구 도원동
  • 입상회차 : 3회
  • 소속 : 일반부
  • 장르 : 일반부 시·수필
그 산을 찾아가는 길은 멀고 힘들어 사람도 차도 늦재 발치께에 이르면 숨이 턱까지 차올라 저 높은 고개 어찌 넘을까 아득해지는데 힘든 만큼 그 산에 들기만 하면 공으로 저잣거리에서의 오래되어 묵은 숨들을 날것 그대로의 싱싱한 숨들로 바꾸어 감히 불사(不死)를 꿈꾸지는 못하더라도 마치 한 목숨 새로 얻은 듯할 터이니 기꺼이 넘지 않고 어쩌겠는가? 산에 들면 산의 법칙을 따라야 하는 법. 불길로 타오르다 스러져 그 안에 재로 두텁게 쌓여 있을 세간에서의 시시(是是) 비비(非非) 따위는 남김없이 털어 내고 대신 텅 빈 그곳에다 그늘조차도 훤한 산의 깊은 속내 한움큼 심어볼 일이다. 아름드리 나무들의 오랜 사색(思索)이 은은한 향(香)으로 떠도는 원시(原始)의 숲에서 고요히 눈감고 앉아 깊은 숨 들이쉰다. 가슴속에서 쉴새없이 와글대던 말들이 일시에 차분해지며 내 안에도 침묵의 산 하나 만들어진다. 다시 말로써 말많은, 수다스러운 세간(世間)으로 내려가도 들리는 말들에 연연해하지 않을 것이며 또한, 쉬이 말하지도 않을 것이다. 청옥산에서는, 무심한 바람이 나무의 겨드랑이를 스치고 지나는 파도소리나 골 따라 흐르는 물소리, 심지어 꽃이나 잎들이 피고 지는 소리조차 오랜 묵언(默言)의 수행(修行) 끝에 비로소 입을 연, 산의 한 소식만 같아 모름지기 귀를 세우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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