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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다시 한 번 볼 수 없는 걸까
  • 입상자명 : 김 혜 진 경기 평택 송탄여고 1학년
  • 입상회차 : 7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꽝'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흔들리며 차 안 천장에 또 한 번 머리를 박았다. 벌써 몇 번째인지….
강원도의 산길은 포장은커녕 다듬어지지도 않은 덕에 지금 그 길을 차가 달리고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이다. 길이 그 정도로 험하다보니 차가 덜컹거리기를 수차례, 그에 따라 머리를 차 천장에 찧는 횟수도 늘어가고만 있었다. 중 1의 여름방학 동안 더위에 맞서다가 결국 지쳐버린 나는 부모님 손에 이끌려 강원도 산골로 향하고 있는 중이었다. 주변풍경이 아름답다고 말하고 계신 어머니의 목소리가 저 멀리서 아득하게 들려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험한데다가 구불거리기까지 한길 덕분에 멀미가 더욱 심해져서이리라. 옆에서 보다 못한 어머니께서는 아버지는 먼저 차를 끌고 올라가시고 어머니와 나, 그리고 동생은 천천히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그제서야 속이 가라앉으면서 주변의 풍경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달력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웅장한 산들이 바로 앞에 웅장하게 즐비해 있었다. 다행히 할아버지댁은 산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서 풍경을 구경하며 조금 더 걷자 곧 모습을 드러냈다. 작고 소박해 보이는…. 그런 집들이 다섯에서 여섯 가구 정도가 군데군데 드러나 있었다. 아버지차가 세워져 있는 대문 앞에서는 먼저 도착하신 아버지와 할아버지께서 인사를 나누고 계셨다. 이윽고 할아버지께서는 웃으시면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할아버지의 집에 들어가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계곡으로 가서 맑은 물을 첨벙이며 놀던 것도, 발목 부근에서 꿈틀거리며 징그럽게 달라붙던 벌레 때문에 질겁해서 놀란 것도, 가마솥에 물을 데워 그 물에 목욕을 해보는 것도, 나무로 아궁이에 불을 붙여 방을 따뜻하게 데우는 온돌방에서 하룻밤을 잔 것도, 온돌의 특징 덕분에 이불도 제대로 깔려있지 않은 바닥에서 계속 구르며 이동을 한 일도, 모두 빠르게 지나갔다.
다음날 아침, 집으로 떠나야 할 시간이 오자 아쉬움이 남았다. 언제나 여행의 끝에는 이런 느낌이 남는 걸까? 나는 부모님의 허락하에 떠나기 전에 잠시만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오기로 했다. 맑은 물에 내 발을 담그니 굴곡되어 보였다. 모래알 하나하나 일일이 셀 수 있을 정도로 맑은 물에 발을 담그고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주변에 웅장한 산을 감상하니 이것이 말로만 듣던 신선놀음이 아닌가 싶다.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하다가 이런 곳이 개발되어 파괴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기 위해 산 하나쯤은 쉽게 밀어버리는 일이 주변에서 빈번하다. 당연히 나무들을 모두 베어서 민둥산이 되어버린 산 또한 보았다. 이곳도 언젠가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글퍼졌다. 한참을 그런 생각을 하다가 멀리서 들려오는 어머니의 그만 가자는 소리에 생각에서 깨어났다. 일단은 덮어두기로 하자. 지금 아무리 생각해 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으니 일단은 덮어두자.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나는 집으로 향하는 차 안에 몸을 실었다.
그로부터 3년 뒤, 현재. 지금 할아버지댁 바로 앞에 도로가 뚫려 위험한 상황이라고 한다. 결국 그 곳까지 도시화의 손이 뻗치고 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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