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숲은 수백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나는 나의 두 개의 눈으로
겉모습을 보지만
숲은 수백 개의 눈으로
마음을 본다.
나는 곤충들이 징그럽다고 피하지만
숲은 착한 곤충들을 피하지 않는다.
이래서 숲은 복을 받았나보다.
낮이면 나의 둥그스름한 얼굴처럼
동그란 해가
복숭아빛 명주비단 같은 따뜻한 햇빛으로
숲을 감싸고
밤이면 별모양, 달모양 보석이 박혀 있는
까아만 담요가 숲을 덮어 준다.
또 몸이 더러우면
옆집 꼬마 구슬처럼 생긴
빗방울이 숲을 씻어준다.
난 숲이 그런 모습이 없어질 때까지
나의 초록빛 두 눈으로
숲을 영원히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