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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농장체험의 즐거움
  • 입상자명 : 박 한 솔 광주 남초교 5학년
  • 입상회차 : 7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여름방학이라 읽어야 할 책이 더 많아졌다. 평소에도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어야 하지만 방학이 되니 더 많아진 것이다. 그래서 솔직히 책 읽는 것이 학습지하는 것같이 느껴진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은 ‘살아남기’와 ‘검정고무신’ 시리즈이다. ‘마법천자문’도 좋다.
이 책은 만화라서 그림이 많아 이해하기 편하다. 또한 상식도 많아지고 옛날 사람들의 생활도 알 수 있어 좋다. 그런데도 엄마께서는 만화보다 항상 동화나 위인전을 건네주시니 갈수록 더 책이 재미없어진다.
그래도 만화책이 아니면서 지금까지 재미있게 읽고 있는 책은 3학년 때 처음 읽었던 『어진이의 농장일기』 다. 그 책은 내게 아주 소중했다.
우리는 옥상에 고추, 파를 기른다. 얼마 전까지 할머니께서 물도 주시고 따다 주셨지만 지금은 내 책임이 되었다. 『어진이의 농장일기』를 보고 할머니를 졸라 옥상에 우리집 농장을 만든 것이기 때문에 할머니가 고모댁에 가 계실 때 농장책임자는 내가 된다.
어진이와 나는 닮은 점이 있다. 처음에는 귀찮아서 올라가기도 싫었다. 어진이도 처음에는 ‘아, 가기 귀찮다.’ 했어도 나중에는 ‘아, 참 내 물건! ’ 하면서 농장에 가서 일을 하고 싶어했다. 나도 어진이처럼 옥상농장에 올라가는 일이 귀찮았지만 이제는 재미가 있다. 또 어진이는 자기가 기른 가지나 상추를 먹지 않는다. 나도 내가 기른 고추와 파를 먹지 않는다. 고추는 너무 맵고 파는 엄마 몰래 살짝 골라내고 먹는다.
어진이 부모님은 참 부지런하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농장에 나가서 일을 하고 들어오시기 때문이다.
우리 부모님은 완전히 내게 맡기시지만 어진이 부모님은 어진이와 함께 잡초도 뽑고 열매도 딴다. 그런데도 어진이는 하기 싫은 기색을 보인다. 나처럼 시간만 나면 주무시느라 나 몰라라 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한다면 어진인 참 행복한 놈이다.
대신 내게는 늘 도와주시는 할머니가 계시니 다행이다. 심는 일은 할머니께서 도와주시고 나는 물 담당과 거두는 일을 맡고 있다.
그런데도 일요일만 되면 엄마께서는 “한솔아, 고추 따와라.”하고 시키신다. 얌체 우리엄마, 한때 어진이 가족 채소들이 비바람을 맞아 열매가 많이 자랐지만 거의 정글숲에 들어간 것처럼 잎이 크게 자랐던 때가 있다. 우리 고추들도 비가 온 뒤 고춧대들이 다 휘어지고 심지어 부러지기까지 했다. 그때 책에서 본 대로 할머니와 난 고춧대를 세워 끈으로 묶었다. 잘못했다간 고추가 더 이상 못자랐을 것이다. 그때 하나도 도와주시지 않았던 아빠와 엄마는 아주 맛있게 고추를 드신다. 난 엄마, 아빠께서 된장에 고추를 푹 찍어 드시며 맛있다고 할 때 기분이 좋다. 더군다나 엄마께서는 이웃에게 고추를 따 가라고 하시고 파도 몇 뿌리씩 뽑아 주신다. 그럴 때마다 “우리 한솔이가 키웠어요.” 자랑하시면 난 어깨가 으쓱거려진다.
나는 그럴 때마다 3학년 때 처음 만난 어진이에게 감사한다. 난 가끔씩 잠들 때까지 『어진이의 농장일기』를 들여다보다 『한솔이의 농장일기』를 쓴다. 그러다 꿈을 꾼다. 바구니 가득 고추와 파, 가지와 상추를 따서 친구들과 선생님께 나눠주는 꿈이다. 내 옆에는 어진이가 있다. 그러다 무인도에 떨어진다. 그래도 난 하나도 걱정하지 않는다. 무인도에 채소를 심고 집도 지어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난 화산에서도 남극에서도 정글에서도 훌륭하게 살아남는다. 이 모두가 독서의 힘이고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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